06/09/2026
원작자로 연극 무대에 다녀왔다. 명지대학교 학생들이 나의 작품 를 무대에 올려 초청해준 덕분이었다. 당시 이 작품을 쓸 때 나는 홀로 텅 빈 무대만을 생각했다. 어떻게 하면 인물들의 대사만으로 서사를 이끌어 갈 수 있을지,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그렇게 작품을 출간한 지, 3년만에 작품이 무대에 올랐다. 마주한 무대는 신비한 경험이었다. 극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무대 위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마치 책 속에서 그대로 걸어나온 것만 같았다. 내가 창조한 인물들이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내겐 선물과도 같은 순간들이었다.
관객들의 호응도 잊을 수 없었다. 극적인 장면에서는 흐느낌과 탄식들이 여기저기서 들려왔고, 막이 내렸을 땐 박수 갈채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환호는 나를 위한 것이 아니었다. 무대 위에서 열연을 펼친 배우들을 위한 것이었다.
나 역시 객석에서 그들을 위해 박수를 쳐 주었다. 무대 위에서 다른 존재로 살아내고, 그 삶을 온전히 표현한 배우들. 나는 그들이 그 감정을 관객들과 나눌 수 있도록 아주 일찍 무대를 빠져나왔다.
나는 늦은 밤 마로니에 공원에 홀로 누워 앞으로 어떤 작가가 되어야 할 지, 많은 생각을 했다. 올 가을에는 오랫동안 준비한 새로운 작품을 출간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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