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6/2015
'중용이 미덕인 우리 사회의 요구와 압력을 나 역시 오랫동안 내면화해 왔다. 이 말을 믿지 않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지만, 한 번 생각해보라. 모난 사람, 기설을 주장하는 사람, 극단으로 기피받는 인물이 되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나는 언제나 '중용의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런데 어느날 알게 되었다. 내가 '중용의 사람'이 되고자 했던 노력은, 우리 사회의 가치를 내면화하고자 했기 때문도 맞지만, 실제로는 무식하고 무지하기 때문이었다는 것을! 그렇다. 어떤 사안에서든 그저 중립이나 중용만 취하고 있으면 무지가 드러나지 않을 뿐더러, 원만한 인격의 소유자로까지 떠받들어진다. 나의 중용은 나의 무지였다.'
- 장정일, , 서문 중에서.
* 참으로 오랜만에 게시물을 올립니다. 그동안 나름대로 잉여탈출을 하기 위해서 '공부'를 하느라 소홀했습니다. 하지만 놀라운 사실은, 느린책 꾸러미는 계속 배달이 되고 있었다는 점!
** 나름대로 여러 번 꾸러미를 보내드리면서, 두 자리 수가 넘는 책을 소개해드린 것 같네요. 다른 사람들의 고민을 나의 고민처럼 생각하고 책을 골랐습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의 고민을 직접적으로 해결해주는 말은 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스스로 얻은 답이야말로 다른 이들이 해주는 답보다 더 값진 것이기 때문이죠.
*** 장정일 선생님의 말이 비수처럼 저에게 날아와 꽂혔습니다. 어느 한 쪽으로 치우지지 않는 불편부당함이라는 신화는 결국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저 역시 어느 한 쪽에 마음을 쏟으면 반대편에 있는 이들에게 비난 받는 것이 두려워 한 가운데만 있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런 자세는 진실로부터 멀어지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는 더 멀어지게하는 (거짓을 덮으려고 하는)편에 힘을 실어주는 것과 마찬가지였습니다.
**** 깊이 고민하고 진실을 안다면 보다 더 옳은 쪽으로 마음이 기울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것을 지향하는 것을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겠지요. 하루에도 수십 번씩 뒤바뀌는 세상 속에서 나만의 중심을 잡는다는 것은 끊임 없이 공부하고 있다는 것과 같은 말인 것 같습니다.
*****느린책을 통해서 더 많은 책들과 함께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건강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