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12/2021
기쁨의 하루 - C.S.루이스, 홍성사
12월 30일
아버지, 구속자, 내주시하시는 위로자
자아 인식이라는 황금 사과가 거짓 신들 사이에 떨어졌을 때 불화의 열매가 되어 버린 것은, 그들이 서로 그것을 차지하려고 앞다투어 싸운 탓입니다. 그들은 그 거룩한 경기의 첫 번째 규칙, 즉 모든 선수는 공을 잡은 즉시 다른 선수에게 넘겨야 한다는 규칙을 잘 몰랐습니다. 공을 계속 잡고 있다가 걸리면 실책이며, 끝까지 붙들고 있으면 죽음입니다. 눈으로 따라잡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공이 옮겨 다닐 때, 그 위대한 주인이 '말씀'의 나심을 통해 영원토록 자신을 피조물들에게 주시며 '말씀'의 희생을 통해 다시 자신에게로 되돌아가심으로써 유쾌한 잔치 자리를 이끌어 가실 때, 참으로 그 영원한 춤은 '천국을 조화로움으로 나른하게 만들 것'입니다. 우리가 지상에서 알았던 모든 고통과 쾌락들은 그 춤동작의 초보 단계에 불과합니다. 그 춤 자체는 현세의 고난과 결코 비교될 수 없습니다. 피조세계에 속하지 않은 그 리듬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고통과 쾌락은 눈앞에서 사라져 버립니다. 그 춤 안에는 기쁨이 있지만, 기쁨을 위해 그 춤이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춤은 선이나 사랑을 위해 존재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 춤은 사랑 그 자신이며 선 그 자신으로서, 그렇기 때문에 행복한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것을 위해 존재합니다. ..지구가 모든 별과 비교될 수 없는 것처럼, 우리 인간과 우리의 관심사들 또한 모든 피조세계와 비교될 수 없는 것이 확실합니다. 또 모든 별들이 우주 공간 자체와 비교될 수 없는 것처럼, 모든 피조세계와 모든 보좌와 모든 권세와 능력과 피조된 신들 중 가장 강한 자 또한 자존하시는 '존재'의 심연, 곧 우리에게는 아버지요 구속자요 내주 하시는 위로자가 되시지만 원래 그가 어떤 분이시며 '처음부터 끝까지 이루시는'일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어떤 인간이나 천사도 말할 수 없고 알 수도 없는 그 '존재'의 심연과는 비교될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모두 실체 없이 파생된 존재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시야는 여기서 끝납니다. 그들은 전에도 있었고 지금도 있으며 앞으로도 있을 완전한 현실, 그렇게밖에 될 수 없고 그 반대의 경우란 있을 수 없는 완전한 현실의 견딜 수 없는 빛을 피해 자기 눈을 가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