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8/2021
서점일기 08.13
사실 전북재난지원금에 돈을 더 보태서 카메라 렌즈를 사려고 했다.
조금 더 넓은 화각, 그리고 손떨림방지가 탐재된 렌즈로 말이다.
동네에서 많은 고양이와 개를 찍었다.
새벽에 일찍 나오면 개를 많이 만난다.
낮과 밤에는 고양이를 많이 만난다.
개가 새벽에 뛰어다니는 이유는 사람이 무섭기 때문일 것이다. 야생 개가 마음대로 뛰어다닐 수 있는 시간은 사람이 없는 새벽뿐일 테니까!
처음에는 귀엽다고 찍었지만, 차츰 귀엽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측은함도 아니고,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메리 올리버의 문장이 떠올랐다.
‘귀엽다’ ‘매력적이다’ ‘사랑스럽다’ 같은 말들은 잘못됐다. 그런 식으로 지각되는 것들은 위엄과 권위를 잃게 되기 때문이다. 귀여운 것은 오락거리로 대체 가능하다. 말들은 우리를 이끌고 우리는 따라간다. 귀여운 것은 조그마하고, 무력하고, 포획할 수 있고, 길들일 수 있고, 소유할 수 있다. 그 모든 게 실수다.
동물도 동물만의 세계가 있을 텐데, 인간의 영역이 끝없이 넓어지면서 사실 그들의 영역은 없다. 인간이 허락한 아주 작은 영역 안에서 산다. 그 영역에서 아주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인간의 폭력은 가차 없다. 허락된 작은 영역 안에서도 폭력은 계속된다.
피드가 올라왔다. 고양이와 개가 아프다는 피드를 봤다. 누군가는 그들과 함께 살려고 노력한다.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작은 보탬이지만 각각 5만 원을 보냈다.
사진이든, 문장이든 내가 담고자 하는 것은 예쁜 사진과 멋있는 문장은 분명 아니다.
그럼 무엇을 담아야지? 문득, 담는다는 표현이 거슬렸다.
인간은 뭔가를 담는 존재가 아니다. 그만큼 크지 않다. 인간은 담는 것이 아니라 자르고 가둬서 인간 안에 구겨 넣는다. 인간의 폭력은 참 끝이 없다.
지금, 현재 인간이 존재하는 방식, 그 모든 게 실수라는 생각이 든다.
그 실수를 인정하고 고치려는 노력을 응원한다.
#서점카프카 #서점일기